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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07/11/20 11:29 조회 4934
기간별 10월소식 국가별 일본
제목 [Oct.07 일본] 건축디자인, 도시의 표정을 바꾸다 ;도쿄 하라주쿠(原宿)의 오모테산도 힐즈

건축디자인, 도시의 표정을 바꾸다 ;
도쿄 하라주쿠(原宿)의 오모테산도 힐즈


일본통신원 윤 오 순

젊음과 패션의 거리 하라주쿠

도쿄를 찾은 외국 친구들이 시내구경을 하고 싶으니 안내를 좀 해달란다. 관광지 몇 군데를 뽑아주면서 어떠냐고 했더니 대뜸 지도를 보여주면서 표시된 곳의 건물을 보고 싶다는 게 아닌가. 그렇게 선발된 건물이 롯본기 힐즈와 오모테산도 힐즈, 도쿄 프라다 건물이었다. 도시계획이 전공인 친구들이라 그런지 도시의 랜드마크 빌딩에 관심이 아주 많았다. 롯본기 힐즈를 둘러보고 찾은 곳은 젊음과 패션의 거리 하라주쿠(原宿)였다.

하라주쿠는 신주쿠(新宿), 시부야(澁谷)와 나란히 도쿄를 대표하는 명소로, 이 곳에는 다케시타토오리(竹下通り), 오모테산도(表參道), 캐츠스트리트 등 독특한 매력을 지닌 다양한 패션거리들이 존재하고 있다. 세련된 스타일의 의상은 물론,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명품매장과 저렴하게 물건을 살 수 있는 중고품 가게들이 공존하며, 개성 강한 전문 매장이 도심 안에 가득하다. 친구들이 보고 싶어했던 오모테산도 힐즈는 하라주쿠역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JR 하라주쿠 역사(驛舍)는 유럽풍의 목조 건물로, 1920년에 지어졌다고 한다. 하라주쿠에서 연상되는 이미지와는 달리 역사에 대한 첫 인상은 허름했다. 역에는 플랫폼이 2개 있는데 하나는 메이지진구(明治神宮) 쪽의 플랫폼이고, 다른 하나는 요요기코엔(代木公園) 쪽으로 나 있는 플랫폼이다. 메이지진구는 1920년에 건립된 신궁으로 메이지 천황과 소헌 황태후를 제사 지내는 곳이다. 굵은 자갈이 깔린 참배로를 따라 걸으면 높이 12미터나 되는 일본 최대의 목조 도리이(신사 앞에 세워진 기둥문)가 있고 그 안에 본전이 있다. 역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돌아 나가면 된다. 이 메이지진구는 오모테산도 힐즈 디자인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하라주쿠 관광의 중심이 되는 다케시타토오리는 역사의 건너편에 있고, 캐츠스트리트는 디자인 관련 상품 거리로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다. 역에서 나와 신호등을 하나 건너면 아오야마까지 가로수가 울창한 거리가 이어지는데 이곳이 바로 오모테산도이다. 


 


최첨단 복합문화공간 오모테산도 힐즈의 탄생

하라주쿠는 2006년 2월 이전에도 젊음이 넘치는 거리였다. 그러나 2006년 2월에 오픈한 오모테산도 힐즈(表參道ヒルズ)로 인해 도시 전체는 이전보다 더 활기차게 변모했다. 게다가 도쿄를 찾는 사람들은 이제 순례지 목록에 이 오모테산도를 빼놓지 않는다고 한다. 지도를 들고 물어물어 오모테산도 힐즈를 찾는 외국인들을 보는 일이 이곳에서 그리 어렵지 않다.


주거와 쇼핑, 문화 3박자를 모두 갖추며 혜성처럼 등장한 롯본기 힐즈는 개발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현재 롯본기의 랜드마크 빌딩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오모테산도 힐즈도 탄생하기까지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지만 아주 짧은 시간에 최첨단 복합문화공간이라는 명성을 얻으며 도쿄의 명물로 자리잡게 되었다.

오모테산도 힐즈가 완공되기 전에 이 자리에는 1927년에 지어진 도준카이 아오야마(同潤會靑山)아파트가 있었다. 1968년부터 아오야마 아파트 재건축 작업이 시작되었고, 1998년에 그 설계를 유명한 건축가 안도 타다오(安藤忠雄)가 맡게 된다. 같은 해 도쿄도는 임차권을 설정해 토지매각을 실시하고 2001년 4월에 진구마에(神宮前) 4초메(4丁目)지구 시가지 재개발을 위한 준비 조합을 설립하게 된다. 한해 뒤인 2002년 3월에는 진구마에 4초메지구 제1종 시가지 개발 사업에 관한 도시계획이 결정되고, 그 해 10월에 '준비'가 아닌 실제 시가지 재개발조합이 설립된다. 2003년에는 시가지 개발사업에 관한 권리 변환 계획을 인가 받은 후 드디어 그 해 8월부터 공사에 착공한다. 그리고 2006년 1월에 완성, 2월에 오모테산도 힐즈가 그 베일을 벗게 된다. 아오야마 아파트가 탄생한 이래 약 80년만이다. 현재 건물과 같은 디자인으로 설계된 외부 화장실과 빌딩 본관 사이에 아오아먀 아파트 일부가 남아 있는데, 내부에는 엔틱(Antique) 소품 판매점들이 입점해 있다.

오모테산도 힐즈는 지상 3층, 지하 3층 규모로 명품매장뿐만 아니라 개성파 디자이너들의 멀티숍, 인테리어숍, 갤러리, 레스토랑 등이 들어서 있어 쇼핑은 물론 문화공간으로도 전혀 손색이 없다. 나선형으로 설계된 독특한 내부 구조 때문에 쇼핑하기 위해 두리번거릴 필요가 없고, 여기저기 상점들을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건물 내부를 다 둘러볼 수 있게 디자인되어 있다.




인사동 쌈지길과 하라주쿠의 오모테산도 힐즈


오모테산도 힐즈를 둘러본 사람들은 인사동 쌈지길을 떠올리게 될 지도 모르겠다. 두 건축물은 묘하게 닮은 점이 많다. 건물전체의 느낌은 두 건물 모두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양쪽 모두 주변환경과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쌈지길은 건축가 최문규와 가브리엘 크로이츠(Gabriel Koriz)가 설계했는데 가로수에 기다란 건축물 형태라든지 25도 경사가 진 내부 모습이 오모테산도 힐즈와 많이 닮았다. 건물 안에 들어가면 내부가 25도 기울어져 있어 마치 경사진 길을 걷는 기분이 들며, 전체적으로 빙 돌 수 있는 나선형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오모테산도 힐즈는 건물 외관이 직선에다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느낌인데, 로고도 건물이랑 많이 닮았다. 로고 디자인은 오모테산도(表參道)의 문자 “參”을 기호화했다고 한다. 메이지신궁의 도리이와 그에 연결되는 참배길, 오모테산도 힐즈의 특징인 '나선형의 경사'(spiral slope)를 표현했다고 한다. '參'마크의 아래 부분에 3개의 선이 연속적으로 이어져 있는데 이게 바로 경사를 의미한다고 한다.

로고 디자인은 일본의 대표적인 디자인 그룹인 '타이쿤 그래픽스(Tycoon graphics)'가 맡았다. 1991년 미야시 유이치(宮師雄一)와 스즈키 나오유키(鈴木直之) 에 의해 설립된타이쿤 그래픽스는 음악, 패션, 건축 관련 등의 그래픽 디자인을 중심으로 기업 광고, 로고 디자인, 포장 디자인, 편집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하라주쿠는 건축디자인 전시장


몇 년 전 중국 상하이가 건축가들의 실험무대로 각광받고 있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파주 헤이리에 실험정신이 가득한 디자인의 건축물들이 앞다퉈 지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기쁜 소식이다. 그런 면에서 도쿄는 하라주쿠가 건축디자인 전시장으로 불릴만한 곳이다. 이곳에서는 교회도 종교시설이라기보다는 작품이고, 주택도 그냥 집이 아니라 역시 작품이다. 이미지를 파는 명품매장들도 매장이라기보다는 하나의 건축 작품이다. 오모테산도역을 지나 조금만 더 걸어가면 헤르죠그와 드뮤론이 지은 도쿄 프라다 건물이 나온다. 과연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명품 건축물로,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사람들 때문에 매장 밖이 늘 분주하다.

친구들이 찍어 준 도쿄의 랜드마크 건물들을 순례하면서 우리나라의 서울은 어디를 소개하면 좋을까 생각해봤다. 63빌딩? 진부하다. 세종문화회관? 위압적이다. 무역센터? 딱히 떠오르는 랜드마크 건물이 없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는 빌딩들 덕분에 서울 하늘도 도쿄만큼 점점 좁아지고 있는데 서울엔 왜 아직 롯본기 힐즈도, 오모테산도 힐즈도 없는 것일까.


오모테산도 힐즈 찾아가는 법

JR을 이용할 경우 JR 야마노테선 '하라주쿠역'에서 하차한 후 메이지진구 출구쪽으로 나가면 걸어서 오모테산도 힐즈에 도착할 수 있다.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도쿄 메트로 긴자선이나 지요다선, 한조몬선을 이용할 수 있고 '오모테산도역' A2출구로 나가면 바로 보인다. 도쿄메트로 지요다선을 이용할 경우 '메이지진구마에역'에서 하차해 5번 출구로 나가도 된다. 참고로, 도쿄메트로를 이용하면 오모테산도 힐즈까지 이르는 길이 JR보다는 가깝지만 노선은 아주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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